27일 금융시장에서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자본 유출입 규제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내놓으리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오찬 연설에서 김 총재의 발언은 시장의 예상보다는 신중했다. “자본 유출입 규제는 유효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으나 규제회피, 대외 신인도 저하 등 부작용을 수반할 우려가 있다”며 “자본 유출입의 충격을 완화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다각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원론 수준에 그친 것.
그래도 시장에 미친 파급효과는 컸다. 그렇지 않아도 다음주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경기부양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가운데, 자본 유출입 규제에 대한 경계심리까지 커지면서 악재가 겹친 것.
그 결과, 원ㆍ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도 있었다. 원ㆍ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1,130원을 뚫었다가 전날보다 11.2원 오른 1,128.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가 움츠러들면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87포인트(0.51%) 내린 1,909.54로 장을 마감, 6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주 초반 하루 평균 5,000억원씩 사들였던 외국인이 이날 하루 80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코스닥지수는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1.95포인트(0.37%) 오른 528.59로 장을 마쳤다.
채권 값도 약세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오른 3.89%,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한 3.30%로 마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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