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존중할 수 밖에 없지만, 무역 분쟁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주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 연설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입법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기업형슈퍼마켓(SSM)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SSM과 관련된 대ㆍ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 및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대해 "상생법에 대해 무역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EU측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고, 나 역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께 이 점을 여러 번 설명 드렸다"며 "분쟁의 싹을 없애는 게 가장 좋지만 이미 그 단계는 지났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본부장의 이 같은 자세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취지에서 상생법 처리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던 며칠 전 강경한 모습에 비해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EU 측에서 분쟁을 제기하면 그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이날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미 통상장관회의를 열어 한미 FTA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특별히 미리 준비한 의제는 없고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날 연설에서 그는 한-EU FTA 비준과 관련, "FTA가 내년 7월 1일 발효하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한데 그 절차가 섬세하고 복잡해 걱정"이라며 EU 회원국 사이의 이해관계가 달라 FTA 공식 발효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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