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물러나면 신한의 후계구도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지만 결국은 라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은행장 모두 물러나야 하지 않겠냐"며 수뇌부 3인방 전원퇴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시차는 있겠지만 결국은 전면적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장기집권에 따른 내분 사태로 신한 경영진의 내부승진 전통은 명분도 잃은 상황. 하지만 '신한 외부세력' 역시 3자리를 모두 '점령군'으로 채우기는 부담스러운 눈치다. 결국 신한의 후계 3인방은 외부출신과 내부출신 조합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아직 라 회장 후임으로 선뜻 나서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논란 끝에 올해 KB금융지주에 입성한 어윤대 회장 같은 선례가 있지만, 또 다시 그런 '풍파'를 감수할 자신이 잠재적 후보자 본인에게도, 정권 고위층과 금융당국에도 없다는 것이다. 당국 관계자도 "당국으로서는 행여 관치 시비가 일까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최근 분위기로는 회장과 사장직 가운데 적어도 한 자리에는 외부전문가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라 회장의 후임으론 류시열 비상임이사가 가장 유력하다. 비상지도부를 이끌 회장 직무대행으로 유력시되는 것은 물론, 차기 CEO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석동 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등 관료 출신과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등 학계 인사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거명' 이상의 의미는 없는 분위기.
신한 내부 출신으로는 최영휘ㆍ이인호 전 지주 사장 외에도 신 사장과 연배가 비슷한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장에는 내부 승진인사가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백순 행장과 연배가 비슷한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과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진찬희 전 지주 부사장 등이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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