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6일 “범 진보세력, 진보정당, 시민세력과 연대를 하든, 통합을 하든, 연합을 하든 진보의 가치를 튼튼히 해야 한다”며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면 집권을 못하고 중도를 끌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진보ㆍ개혁ㆍ중도 ‘삼합(三合)필승론’을 민주당 대선전략으로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민주당이 지난 대선 이후 패배감에 젖어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승리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손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소통이 없고 정의가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개헌, 4대강사업 등 각종 현안에서 정부ㆍ여당과 각을 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손 대표는 개헌논의와 관련, “이명박 정부가 2년밖에 남지 않은 이제 와서 안을 만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개헌논의를 만들어가기 위한 억지라고 본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집권세력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구차한 발상”이라고 반대입장을 못박았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대선에 나올 후보 내지는 잠재 후보들이 개헌안 또는 개헌 관련 입장을 표명하고 그것을 기초로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뒤 다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바로 개헌논의를 시작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개헌 방향에 대해선 “우리 같이 정치 분파가 심하고 지역적 분파가 고질화한 상태에서 내각제를 하면 정쟁으로 날을 샐 것”이라며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4대강사업과 관련해선 “수질개선과 수량확보가 기본 목적이라면 높은 보를 만들고 과대한 준설을 왜 하느냐”며 ‘대운하가 아니다’는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또 천안함 사태에서 민주당이 북한을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국민으로서 정부 조사와 발표를 믿어야 하지만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여러 문제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했다. 왜 너희는 안 믿느냐’고 윽박지르는 것이 더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15%까지 오른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큰 의미를 부여할 게 뭐 있냐”면서도 “다만 전당대회를 계기로 국민의 변화 욕구가 민주당 당원ㆍ대의원의 표심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측근인 김부겸 의원의 당직배제 등 최근 당직인선과 관련해선, “제 편의를 위해, 세확장을 위해 대표를 할 거면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탕평인사를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정당 대표 연설에서도 “취임 후 수시로 민생현장에 찾아가 국민과 만난 것은 국민과 공감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이 바로 이 공감”이라고 질타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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