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 흡연율이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1989년만 해도 담배 피우는 남자가 전체의 4분의3이었으나, 20년 만에 ‘소수자’가 된 것.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고 사는 사람의 비율은 70%에 달했고, 7%는 자살 충동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통계청이 15세 이상 국민 3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0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20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47.3%로 나타났다. 남성 흡연율은 89년 75.4%에서 99년 67.8%, 2008년 50.8%로 급감 추세를 보여 왔다. 이미 다른 조사에서 50% 미만 수치가 나온 적은 있지만, 표본 수가 많고 면접조사로 진행돼 신뢰성이 가장 높은 통계청 조사에서도 5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15세 이상 조사대상의 70.0%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해, 2008년(60.4%)에 비해 그 비율이 크게 늘었다. 또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사람의 비율은 7.7%였고, 그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38.8%)과 가정불화(15.1%) 등의 순이었다.
가족ㆍ결혼제도에 대한 소속감도 갈수록 옅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06년 36.2%에서 41.1%로 늘었고, 특히 미혼여성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46.8%). ‘부모의 노후는 가족이 돌봐야 한다’고 답한 비율도 2002년 70.7%에서 올해 36.0%로 급감한 반면, ‘가족과 정부ㆍ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47.4%에 달했다. 또 조사 대상의 40.5%가 ‘혼전 동거를 해도 괜찮다’, 20.6%가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국제결혼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0.3%나 됐다.
한국 부모들의 유달리 높은 교육열도 재확인됐다. 78.4%가 자녀 교육비 지출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98.9%가 자녀가 대학(2년제 포함)은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외유학을 희망한다’는 비율도 58.9%에 달했다.
한국 사회의 가장 불안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국가안보(28.8%), 범죄(21.1%), 경제적 위험(15.4%)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국가안보라는 응답은 2008년 10.5%(4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통계청은 천안함 피격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