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C&그룹이 2007년 C&중공업의 자금사정이 악화하자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의 당시 박해춘(62) 행장의 동생 박택춘(60)씨를 C&중공업 사장으로 선임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우리은행의 불법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만간 박씨 형제를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C&그룹은 2004년께 호남지역 언론사 회장 출신인 박씨를 C&중공업 전무로 영입한 뒤 다시 2007년에는 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검찰은 당시 C&그룹, 특히 C&중공업이 자금난으로 경영이 악화하던 시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해 당시 은행장의 동생인 박씨를 전격적으로 발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C&중공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008년 말 C&그룹은 금융권에 모두 1조3,000억원의 채무를 안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우리은행의 부실채권은 2,27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박 전 행장(현 용산역세권개발 대표)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동생이 C&그룹에서 일한 것은 맞지만, 당시의 대출은 적법한 절차와 승인을 거쳐 이뤄진 것일 뿐, 어떠한 불법행위도 없었다"고 관련 의혹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임병석 C&그룹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3가지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검찰은 임 회장을 체포하면서 횡령 혐의를 적용했지만 영장에는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임 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기업을 하다 보면 정치인도 만날 수 있지만 나는 평균 이하 정도만 했을 뿐"이라며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임 회장은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경영적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은 임 회장이 2006년 법정관리 중인 효성금속의 자산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으로 효성금속을 인수한 뒤 곧장 효성금속의 부동산을 매각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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