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통령을 소재로 한 SBS 드라마 ‘대물’에 대해 여야를 불문하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체 26회 중 이제 고작 6회가 방영됐지만 드라마 속 특정 내용을 제각각 해석,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24일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대물에서) 집권당 대표가 너무 부패하게 나와 내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담조였지만 극중 집권당 대표로 나오는 인물이 고가의 그림을 받는 등 부패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드러낸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도 “여야 의원들 사이에 드라마가 국회의원에 대해 너무 부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자연스럽게 극중 인물로 연상될 수 있는 분들은 묘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드라마 내용 중 국회의원이 자신의 구두를 다른 사람에게 핥게 하거나, 국회의원 부인이 호스트 바를 출입하는 등의 설정을 두고 ‘극적 흥미를 높이기 위해 정치인들을 너무 희화화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의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민주당도 대물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여성 대통령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부터 “드라마 속 부패한 집권 여당 민우당의 이름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결합해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는 등의 불만이 나왔었다. 실제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첫 방송 직후인 7일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드라마 속 정당 명칭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문방위 소속 한 의원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며 “정치권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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