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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진행요원, 아내는 맥라렌 직원 ‘우리는 F1 부창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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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진행요원, 아내는 맥라렌 직원 ‘우리는 F1 부창부수’

입력
2010.10.2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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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 원(F1)에는 안 되는 게 많다. 100억원의 머신과 연봉 수백억원의 드라이버가 이끄는 스포츠인 만큼 가는 곳마다 통제투성이다. 특히 머신 보관과 정비 등을 위해 트랙 안쪽에 마련한 특별 구역인 패덕과, 정비 구역인 피트는 팀 관계자가 아니면 좀처럼 발을 들이기 힘들다.

그런데 김지현(32)씨는 안방 드나들듯 피트를 오간다. 맥라렌팀의 로컬 코디네이터인 김씨는 코리아 그랑프리 동안 F1팀의 유일한 아시아 여성으로 한국에서의 첫 대회를 빛냈다. 김씨의 주된 임무는 조직위원회와 맥라렌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이끄는 것. F1에 대한 깊은 이해와 막힘 없는 영어는 필수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던 김씨는 출산 휴가 중 맥라렌의 코리아 그랑프리 첫 코디네이터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김씨는 24일 “맥라렌에서 조직위에 의뢰를 했고, 조직위에서 오퍼를 받았다”면서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했다. 15일부터 영암에 도착해 팀원들과 똑같이 움직이는 김씨는 23일에는 오전 7시, 24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분주히 뛰어다녔다. 이 와중에 영국 BBC의 코리아 그랑프리 소개 영상에서 태극기를 설명하는 목소리 녹음까지 했다.

김씨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목포 시내 숙소에 닿아서야 남편을 볼 수 있다. 김씨의 남편 어윤한(36)씨도 ‘F1 관계자’. 마셜(진행요원) 중에서도 직급이 높은 포스트 치프(Post Chief)로 일한다. 트랙 가장 가까이에서 활동하는 까닭에 경주장에서는 아내와 마주칠 확률이 적다.

둘은 나란히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가 코리아 그랑프리를 앞두고 마련한 1년 과정의 마셜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해 자격증을 땄다. 김씨도 남편과 함께 마셜로 일할 계획이었지만, 맥라렌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2007년 결혼한 김씨와 어씨는 싱가포르, 독일 그랑프리 등을 직접 관전하며 한국 대회가 열릴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아들을 꼭 F1 드라이버로 키울 것”이라는 부부는 “우리나라에서 F1 그랑프리를 접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7년간 아무 탈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암=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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