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화재 편법인수 의혹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이 2006년 예가람저축은행 인수과정에서도 자격미달 시비를 교묘히 피해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첫번째 논란은 인수에 참가할 자격이 없던 흥국생명 대신 다른 계열사를 대타로 내세워대 인수 승인을 받은 점.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2005년12월 계열사인 고려저축은행을 주축으로 흥국생명과 우리은행, 애경유화가 포함된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가람저축은행 인수에 나섰다. 예가람저축은행은 부실화된 한중저축은행과 아림저축은행의 계약을 이전 받아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가교저축은행이었다.
당시 예보는 고려저축은행 컨소시엄의 인수자격 여부를 금감원에 문의했고, 금감원은 흥국생명이 불법대출 혐의로 2004년 기관경고를 받은 사실을 문제 삼아 결격사유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자 컨소시엄은 흥국생명 대신 태광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대한화섬을 컨소시엄에 넣었고, 예보는 2006년1월9일 고려저축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했다. 고려저축은행 컨소시엄은 이후 2007년3월 흥국생명에게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결국 흥국생명은 자격제한 시기를 넘긴 뒤, 예가람저축은행 지분 12.5%를 가진 주주가 됐다.
또 다른 논란은 당시 고려저축은행도 ‘자격미달 아니었냐’는 것. 2005년1월 고려저축은행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공시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은 바 있다. 저축은행법 시행령상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으면 5년간 인수자격이 제한되지만 당시 금감원은 결격요건인 ‘벌금형 이상의 처벌’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수를 문제삼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당시 법적으로 고려저축은행컨소시엄이 예가람저축은행을 인수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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