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관중의 입이 동시에 벌어졌지만, 감탄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숨을 고를 겨를도 없이 또다시 굉음이 귀를 때렸고, 멀어져 가는 머신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포뮬러 원(F1) 월드챔피언십이 마침내 한국에서의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웨버, 연습주행 최고기록… 1위 이름값
전체 19라운드 중 17라운드째로 전남 영암군 삼호읍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펼쳐지는 코리아 그랑프리는 22일 연습 주행을 시작으로 350㎞ 스피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12팀 24대의 머신이 총출동한 연습 주행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한 차례씩 열렸는데 최고 스피드는 레드불의 마크 웨버(호주)가 기록했다.
웨버는 2차 연습 주행에서 5.621㎞의 서킷 한 바퀴를 1분37초942만에 돌았다. 2위는 페라리 소속의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로, 기록은 웨버에 0.19초 뒤진 1분38초132였다. 웨버는 16라운드까지 중간 순위 1위(220점), 알론소는 2위(206점)를 달리고 있다.
연습 주행 성적은 23일 예선과 24일 결선에 반영되지 않지만,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웨버와 알론소는 결선에서의 치열한 선두 경쟁을 예고했다.
7차례 시즌 챔피언에 빛나는 '돌아온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ㆍ메르세데스GP)는 오전 기록 1분42초022로 6위, 오후 기록 1분39초598로 12위에 자리했다. 슈마허는 중간 순위 9위(54점)에 처져 있다.
슈마허 "이상적인 서킷" 해밀턴 "이물질 많아"
연습 주행 후 슈마허는 "1.2㎞ 직선 주로에서 시속 316㎞까지 나왔다. 이상적으로 잘 만들어진 서킷"이라면서 "결선에서 3위 안에 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웨버는 "미끄러운 느낌"이라고 우려를 나타냈고, 루이스 해밀턴(영국ㆍ맥라렌)은 "경험한 서킷 가운데 가장 이물질이 많았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연습 주행으로 처음 접해 보는 서킷에 적응한 드라이버들은 기록 싸움으로 펼쳐지는 23일 예선으로 결선에서의 출발 순서를 결정하고, 24일 대망의 결선을 치른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오후 2시부터 1시간30분간 진행된 연습 주행에는 경찰 추산 1만여명의 관중이 몰려 신선한 충격을 만끽했다. 서킷이 12만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라 썰렁한 분위기가 없지 않았지만, 메인 그랜드 스탠드 등 주요 좌석은 국내ㆍ외 관중으로 인산인해였다.
서킷을 찾은 목포 시민들은 "논밭뿐이던 곳이 어떻게 이렇게 변했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바다 건너 한국을 찾은 해외팬들은 응원팀의 유니폼을 입고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영암=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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