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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용병들도 두손 든 아시아판 크로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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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용병들도 두손 든 아시아판 크로스비

입력
2010.10.2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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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출범한 한국과 중국, 일본 클럽 아이스하키의 통합 리그인 아시아리그 출범 후 각 팀의 성적은 ‘용병’의 활약에 좌우됐다. 전통의 아이스하키 강국 출신 선수들이 아시아리그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런 선입관은 올 시즌‘검은 머리 용병’조민호(23ㆍ안양 한라)에 의해 깨지고 있다.

조민호는 2010~11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11경기에서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한라의 선두(승점 22) 질주를 이끌고 있다. 특히 캐나다 출신의 용병들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08~09 시즌 득점과 포인트, MVP를 석권했던 브락 라던스키(한라)는 4골에 그치고 있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특급 유망주 애틀랜타 스래셔스에 지명됐던 특급 유망주 출신 알렉스 부레(하이원ㆍ6골)도 조민호의 기세에 미치지 못한다.

올 시즌 팀 내에서 조민호에게 ‘검은 머리 용병’이라는 별명이 붙은 까닭이다.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경기력은 용병 이상이라는 찬사가 담긴 표현이다. 한라 팀 관계자들은 ‘상대 팀에서 알고도 속수무책으로 당한다’고 조민호의 물오른 결정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현란한 스틱 놀림과 넓은 시야, 탁월한 ‘하키 지능’이 조민호의 강점으로 꼽힌다. 스틱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조민호는 퍽을 잡았을 때 시선이 아래로 쏠리지 않는다. 퍽 핸들링에 워낙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지고 플레이가 여유로워질 수 밖에 없다. 용병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배경에는 이 같은 여유와 자신감이 존재한다.

조민호는 지난 시즌 14골 30도움을 기록했다. 결정력보다는‘찬스 메이킹’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올 시즌 특급‘스나이퍼’로 변신했다. 팀 매니저 양승준 부장은 조민호를 ‘천재형 선수’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한다. 올 시즌‘괄목상대’할 모습을 보이는 까닭이다.

조민호는‘조 크로스비(조민호+시드니 크로스비)’라고도 불린다. 그의 배번은 NHL의 슈퍼스타 시드니 크로스비(23ㆍ피츠버그 펭귄스)와 같은 87번. 등번호 뿐 아니라 화려한 플레이 스타일까지 비슷해 붙은 별명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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