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결혼도 많고 이사도 많다. 꼭 집을 옮기진 않더라도 찬바람 불면 집안 분위기 좀 바꿔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최근 인테리어 업계가 저렴하고 간편하게 실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른바 ‘모듈형’ 인테리어. 며칠씩 방을 비워야 하는 공사기간 필요 없이 일부 구성물만 자유롭게 떼었다 붙였다 하며 취향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주부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엌은 주방상판만 바꿔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특히 오래된 집이면 주방상판 표면이 긁히거나 음식물에서 묻은 얼룩이 남아 있어 지저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주방상판을 바꾸려면 부엌 인테리어 전체를 손대야 했기 때문에 비용이나 시간이 만만치 않게 들었다.
한화L&C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방상판만을 교체해주는 서비스 ‘칸스톤’을 시작했다. 싱크대나 수납장 같은 부엌의 전체적인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방상판만 떼어내 새 제품으로 바꾸는데 3시간 정도밖에 안 걸린다. 부엌 전체 인테리어를 바꾸는 비용의 2분의 1∼3분의 1이면 된다. 칸스톤 주방상판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석영을 주원료로 사용해 파손 우려가 적다는 게 장점. 일반 석재보다 수분 흡수율이 낮아 세균이 덜 번식하고 표면에 미세한 틈새가 없도록 특수처리 했기 때문에 음식물 얼룩도 잘 남지 않는다.
한샘이 내놓은 모듈형 수납장 ‘샘’은 특히 원룸에 사는 싱글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책장처럼 생긴 커다란 수납공간에 작은 박스나 서랍, 선반 같은 수납아이템을 원하는 위치에 끼워 넣어 자기만의 맞춤형 수납장을 만드는 방식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원하는 수납기능을 마음대로 디자인해 쓸 수 있다. 일룸에서는 책상이나 화장대의 서랍과 선반 같은 구성요소들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같은 가구지만 서랍 위치만 바꿔도 새 것 같은 분위기가 난다.
아예 벽면도 모듈형으로 나왔다. 동화자연마루의 ‘디자인월’은 벽면 자재를 여러 개의 작은 판넬 형태로 쪼개 각 판넬마다 혀와 홈을 만들었다. 이 판넬들을 서로 끼워 맞추면 되니 시공도 간편하고 디자인도 훨씬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한화L&C 관계자는 “모듈형 제품으로 새로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테리어 방식은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보편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에서도 감각적 디자인이나 위생에 민감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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