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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가라"… 아줌마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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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가라"… 아줌마들의 역습!

입력
2010.10.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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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26), 한효주(23), 정소민(21)에서 고현정(39), 김남주(39), 황신혜(47)ㆍ김혜수(40)로.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던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이 원숙함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바야흐로 ‘언니 전성시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일극이나 주말극 등 가족 중심의 드라마를 제외한 주간 드라마에서 불혹을 전후한 여성 연기자들은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주인공은 아니었다. KBS ‘신데렐라 언니’에서 남자와 돈을 밝히는 변신의 귀재 송강숙을 실감나게 연기한 이미숙(50)이 그랬고, 국민적 반향을 일으킨 후속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아들에 대한 비뚤어진 사랑을 표독스럽게 연기한 전인화(45)도 그랬다. SBS ‘나쁜남자’에서 격정 멜로를 선보인 오연수(39)의 역할도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기능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SBS ‘대물’.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톡톡 튀는 신세대 구미호를 연기한 신민아에게 수목드라마 안주인 자리를 이어받은 고현정은 폭과 깊이를 아우르는 연기를 보여주며 ‘언니 천하’의 선봉에 섰다. 유아 프로그램의 단순한 안무도 제대로 소화 못하는 어리바리한 아나운서에서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내동댕이치며 절규하는 싱글맘으로, 푼수데기 아줌마에서 인간미 넘치는 예비 정치인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서혜림 캐릭터는 고현정이었기에 그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MBC는 월화, 수목드라마 모두 베테랑 여배우를 전면 배치하는 라인업을 짰다. 월화드라마 ‘역전의 여왕’에서 주인공 황태희 역을 맡은 김남주는 풋풋함의 대명사로 통하는 ‘동이’의 한효주와 임무 교대했다. 지난해 방송된 ‘내조의 여왕’의 후속 격인 이 드라마에서 김남주는 일에는 억척이지만 연애는 숙맥이던 노처녀에서 훈남 신입사원에게 꼬리치는 작업녀로 둔갑한다. 결혼에 성공한 후에는 실직한 남편을 대신해 가계를 책임지는 억척주부로 거듭나며 코믹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부진의 늪에 빠진 수목드라마는 27일 방송하는 황신혜, 김혜수 투톱의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즐거운 나의 집’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황신혜와 김혜수가 각각 박탈감에 빠진 전형적인 팜므파탈 모윤희, 외모와 지성은 물론 심성까지 완벽한 여자지만 친구 윤희에게만은 앙심을 품고 있는 김진서 역으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이대영 MBC 드라마국 부국장은 “‘장난스런 키스’는 내용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역할도 미진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친숙하고 안정감 있는 배우들이 충분히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견 여성 연기자들의 대거 귀환은 ‘제빵왕 김탁구’ 같은 타깃 시청층의 연령대가 높은 드라마들이 잇따라 성공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성했다. 그러나 ‘아줌마 드라마’가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자칫 콘텐츠의 획일화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요즘에는 주부 시청자를 겨냥한 드라마도 사랑타령 일변도가 아니라 일과 사랑이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주부 역할과 멜로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중견 연기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존의 익숙한 흥행 코드들에 기대 어느 정도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주부 타깃 드라마들이 늘어나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드라마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씨는 “이제는 주부 시청자들의 욕구도 다양해졌다”며 “폭넓은 시청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를 발굴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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