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통업계는 이색 이름 짓기에 한창이다. 차별화 바람으로 판매망의 역할 못지 않게 자체 브랜드(PB) 출시 등 상품 기획력의 중요도가 높아져 네이밍에 주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제조사 브랜드(NB)에 비해 떨어지는 인지도를 단시간 내 끌어 올리기 위해 낯선 외국어는 물론 유명인의 이름을 동원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 GS샵은 최근 중소기업과 공동 기획한 생활용품에 줄줄이 북유럽어로 제품명을 달았다. 낯선 북유럽어를 통해 신선한 느낌을 살리고 주부들 사이에 주목 받고 있는 북유럽의 친환경 이미지를 입힐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올 봄 정수기 제조업체 ㈜거산과 손잡고 내놓은 정수기의 이름은‘믿을 만한, 진정한’이라는 의미의 핀란드어인 바렌타(Vaarenta)다. 같은 시기 ㈜남선과 함께 출시한 스트롬(Strom) 프라이팬의 이름은 스웨덴어에서 왔다. 음식물이 바닥에 달라붙지 않고 물 흐르듯 움직인다는 의미로 ‘흐름(Stream)’이라는 뜻의 단어를 선택했다. ‘똑똑하고 밝은’이라는 의미의 스웨덴어 클로켄(Kloken)을 제품명으로 내세운 밀폐용기 역시 ㈜코멕스산업과 함께 만든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20~30대가 주 소비층인 편의점 업계는 친근한 이미지를 위해 연예인의 이름을 주로 활용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최근 ‘이인혜 스타킹’‘이수근 맛잡이 도시락’ 등을 출시했다. 그간 여러 편의점 업체와 손잡고 강호동, 정형돈, 이청용 등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네이밍 제품을 선보여 온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 ㈜굿지앤과 함께 기획한 제품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은 아직까지 쇼핑을 즐기는 공간이라기 보다 필요한 물건만 사는 곳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아 PB상품에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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