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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협회비 7억을 쌈짓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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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협회비 7억을 쌈짓돈처럼

입력
2010.10.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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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서울 은평구 갈현동 기능장애인협회 중앙회사무실 건물에 감자탕 전문식당이 문을 열었다. 협회장인 한모(54)씨의 부인 박모씨가 주인이었던 이 식당은 1년 6개월간 세(貰)도 한 푼 내지 않고 건물을 공짜로 사용했다. 협회건물인데도 한씨가 부인에게 임대보증금 800만원을 받지 않고 무상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한씨는 대전에서 대학을 다닌 아들의 2005~2006년 대학등록금 500만원도 협회비로 충당했다.

공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건 한씨만이 아니다. 같은 협회 이사 겸 사업본부장인 정모(54)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휴대폰대리점을 차리면서 협회비 1억6,000만원을 썼다.

협회비는 각 구청과 회원에게서 지원받은 사회단체 보조금과 입회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지급한 장애인고용장려금 등이 포함된 공금으로 장애인 복리증진과 직업재활 비용으로 사용돼야 하지만 이들에게는 사금고나 다름없었다. 한씨와 정씨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개인생활비, 채무변제, 아들 등록금, 아내 식당운영비, 사업자금 등에 사용한 협회비는 모두 7억5,000여 만원. 한씨의 협회비 사용횟수는 무려 285차례(4억 6,000여 만원), 정씨는 220차례(2억9,000여 만원)나 돼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 꺼내 쓰듯 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상대가 협회비에 손 댄 사실을 각자 알고 있었지만 서로 눈감아 줬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20일 두 사람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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