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그랑프리를 쫓아다니는 마니아가 아니라면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머신들이 출발하는 순간부터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없다. 2.4초 만에 시속 100㎞를 찍고, 최고 시속 300㎞를 가볍게 넘는 스피드의 대향연은 눈으로 보고 있어도 비현실적이다. 여기에 최고 160데시벨(dB)의 굉음은 넋을 잃게 만든다.
24일 오후 3시 시작될 결선 기준으로 레이스 소요 시간은 1시간30분여. 눈앞으로 오는가 싶다가 금세 사라지는 F1 머신에 마냥 홀려 있다 보면 90분여의 시간은 허탈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F1이다.
색(色)을 보면 팀이 보인다
어떤 머신이 어느 팀 소속인지 분간하기 힘들 만큼 순식간이다. 적어도 응원팀의 머신 색깔은 기억해둬야 혼동을 줄일 수 있다. 팀 순위 선두 레드불은 남색이 주를 이루고 빨강과 노랑이 어우러져 있다. 콕피트(운전석) 뒤와 뒷날개에 팀 상징인 붉은 황소가 보이면 레드불이다. 맥라렌은 은색 바탕에 빨강이 멋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페라리는 역시 전통의 빨강. 콕피트 뒤 바코드 광고도 페라리를 특징짓는다. 미하엘 슈마허의 메르세데스GP는 은색으로 ‘도배’돼 있다.
머신에 찍히는 고유 번호도 있다. 지난 시즌 순위에 따라 올시즌 머신과 드라이버의 번호가 매겨졌는데 젠슨 버튼이 1번, 루이스 해밀턴(이상 맥라렌)이 2번, 슈마허가 3번이다. 슈마허는 올시즌 복귀해 지난 시즌 성적이 없지만, 팀 순위에 따라 3번을 받았다. 올해 드라이버 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크 웨버(레드불)는 6번이다.
직선 구간과 피트 스톱을 주목하라
레이스 장소는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마련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다. 서킷 길이는 5.621㎞로, 55바퀴를 돌아 309.155㎞를 달린 시간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가장 큰 특징은 최장 직선 주로가 1.2㎞에 이른다는 것. 올시즌 그랑프리가 열렸거나 펼쳐질 전 세계 19개 서킷 가운데 가장 긴 수치다. 이 구간을 지날 때면 머신의 속도는 시속 320㎞까지 치솟아 관중의 심장 박동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최고 속도 구간과 반대로 머신이 레이스 중 ‘휴식’을 취할 때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 정비 구역인 피트로 들어서는 것을 피트 스톱이라고 하는데 이때 팀원간의 호흡이 우승과 낙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 전체 레이스 중 피트 스톱은 보통 1, 2회. 올시즌은 급유가 금지돼 타이어 4개를 갈아 끼우는 데 3초대에서 승부를 봐야 뒤처지지 않는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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