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중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또 다른 국가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고민에 빠졌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건강상 이유 등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천 회장은 최근 다른 국가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임천공업 이모 대표로부터 청탁 대가 등으로 40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에 대한 수사 시작부터 의혹의 핵심에 있던 천 회장이 지난 8월 해외로 나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은 사전에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수사 차질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만회하려는 듯 김준규 검찰총장은 18일 국정감사에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통보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천 회장을 강제 송환할 방법이 없어 검찰은 속만 태우고 있다. 비공식 경로를 통해 검찰은 천 회장의 현재 체류국을 파악했지만 범죄인인도청구나 사법공조는 요청하지 않은 상태로, 입국 시 통보 조치만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인인도청구를 하기에는 소명이 부족하고, 협조를 통해 강제 귀국시키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천 회장 입장에서도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상태라 다시 기소될 경우 실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귀국 결심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결국 검찰로서는 천 회장 스스로 조기 귀국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이 안 들어온다고 한 적은 없고 단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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