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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가 달라진다…10대 변화/ 당수의 '독주체제' 마감 與野 모두 '左'로 한발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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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가 달라진다…10대 변화/ 당수의 '독주체제' 마감 與野 모두 '左'로 한발씩

입력
2010.10.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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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국 정치는 살아 숨쉬며 계속 변화하고 있다. 한국 정치는 3김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와 폭이 크다. 한나라당의 7월 전당대회와 민주당의 10월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여야의 지도체제와 리더십이 바뀌고 있다. 또 최근 1,2년 사이에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다.

1. 새로운 정치세대의 등장

여야 양측에서 세대교체 흐름이 강해졌다. 6ㆍ2 지방선거 및 여야의 전당대회 등을 거치며 젊은 세대의 부각이 뚜렷해졌다. 특히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은 1987년 민주항쟁을 지나 1990년대 이후 여의도에 진출한 정치인이다. 두 사람 모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영입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원희룡 사무총장, 민주당 이인영∙김영춘 최고위원 등 486세대의 지도부 진출도 눈에 띈다.

2. 두 거목이 떠난 빈자리

지난해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서거한 것은 한국 정치 지형에서 큰 변화다. 이는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두 축이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두 지도자가 떠난 뒤 공백의 파장은 컸다. 친노신당인 국민참여당이 탄생하는 등 야권도 일부 분화됐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등이 야권의 '뿌리깊은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 트위터의 확산

트위터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확산은 정치권의 소통 수단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트위터를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기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트위터의 정치사회적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는 2012년 총선, 대선 등에서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과거에는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문화를 대중들이 쫓아갔다면 이제는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대중을 뒤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4. 지역주의 완화 가능성

지역주의 벽의 완화 조짐은 중요한 변화다. 6ㆍ2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호남지역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렸다. 영남에선 야권 성향의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가 당선됐고 민주당 김정길 부산시장 후보는 44.6%나 득표했다. 또 민주당에서 비호남 출신 대표가 선출됐다. 최근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호남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5. 정치노선 조정하는 여야

여야 모두가 최근 이념적 스펙트럼을 왼쪽으로 한 클릭씩 움직이는 현상도 뚜렷하다. 보수 쪽에 근거지를 뒀던 한나라당은 친서민 중도실용을 국정운영 기조로 내세우면서 중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 강령에서 '중도 개혁'을 삭제하는 대신 진보 노선을 적극 반영했다. 사회적 양극화 현상 심화로 늘어난 서민층 표심을 잡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6. 제왕적 총재 사라졌다

3김시대 퇴조와 함께 '제왕적 총재'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모두 전당대회를 거친 뒤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 사람의 당수가 당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거의 종식됐다. 당 대표가 독주하려고 해도 다른 최고위원들이 수시로 견제한다.

7. 달라진 국회의 위상

권력 내부에서 국회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강화됐다. 특히 청와대와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국회의 힘이 과거보다 세졌다는 데 이견이 없다. 원내대표의 위상 강화 등 원내정당화와 고유한 입법권의 확립으로 국회 권위가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국회가 아직도 입법권과 예산 편성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편 국민에 대한 국회의 위상은 약화됐다. 국회의원은 과거보다 더 허리를 숙여 유권자에게 인사해야 한다.

8. 계보 유지 수단이 바뀐다

당내 계보를 돈으로 관리하는 구태 문화는 거의 사라졌다. 돈과 자리(당직) 공천권 등으로 계보를 유지하는 게 과거 정치문화였다. 돈으로 관리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아직도 유력 정치인이 공천권과 당직 배분 등을 고리로 계보 의원을 통제하는 현상은 여전하다. 이를 신(新)계보 정치라고도 한다.

9. 조직보다 여론이 중요

당내 경선에 여론조사가 반영되면서 여론의 중요성이 커졌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직에서 밀리던 손학규 대표는 여론 우위를 발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이긴 것도 높은 여론 지지율 때문이었다. 결국 당내 조직보다는 민심을 얻는 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10. 여성 정치인의 역할 강화

아직 부족하지만 여성 정치인들의 존재감이 과거보다 강해졌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여성이고 야권의 차기 주자군에서도 여성 정치인이 빠지지 않는다. 여야 지도부에는 나경원∙조배숙 최고위원 등 여성 정치인이 포진해 있다. 비례대표 중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의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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