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일 내수시장에 머물러있는 방위산업을 수출 효자 산업으로 전환시켜 2020년까지 연간 무기 수출 규모를 40억 달러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할 경우 우리는 세계 7대 방위산업 수출 국가로 도약하게 된다.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은 1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방산업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방선진화를 위한 산업발전 및 일자리 창출 전략’을 보고했다.
이 청사진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고질적 문제들을 개선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우선 세계 군수시장의 수요와 경쟁력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군만을 염두에 두고 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는 방위산업 구조가 크게 재편된다. 군수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방위산업은 우리 군의 수요만을 겨냥했기 때문에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무기들을 개발해왔다. 이에 따라 민간은 무기 연구∙개발(R&D)단계에서부터 배제됐고, 이는 세계 군수 시장의 수요 및 가격 경쟁력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았다. 일례로 우리 군이 개발한 고등훈련기인 T-50, 한국형 전차인 K2전차 등은 매우 우수한 성능의 ‘명품 무기’이지만 경쟁국 제품들보다 가격이 훨씬 높아 수출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무기 수출 선진국들처럼 무기 R&D단계에서부터 민간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패트리어트미사일 등 핵심전력무기를 제외한 일반무기 개발 및 성능개량 사업을 ADD에서 민간업체로 이양하기로 했다. 대신 ADD는 기초핵심기술과 전략무기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국내 무기시장(7조 2,000억원)만을 겨냥하다 보니 영세할 수밖에 없는 90여개 군수산업 기업들을 재편하는 과제도 진행된다. 우선 영세 방위업체들간 인수합병(M&A)을 유도, 방위산업 기업들의 대형화가 추진된다.
개선 작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연간 무기류 수출액 2억 5,000만달러, 세계무기시장 점유율 0.5%(2008년 기준)에 불과한 우리의 방위산업은 2020년 이후에는 연간 생산액 100억달러 중 40억달러 수출, 고용 5만명 창출 등의 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일부에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가 무기 수출에 적극 나설 경우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등 주요국들이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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