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18일 대구구장. 경기 전 두 팀 덕아웃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먼저 2연승을 내달린 SK는 “삼성은 절대 모르는 팀”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적지에서 2연패를 당한 삼성은 “오늘만 이기면 모른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SK가 이기면 우승의 9부 능선을 넘게 되고, 삼성이 승리하면 극적인 반전을 꾀할 수 있는 3차전. 그래서인지 앞선 1, 2차전과 달리 저울추가 어느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았다.
두 팀은 1회 공방에서 2점과 1점을 내며 타격전을 예고하는 듯했지만 이후 경기는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그리고 승부는 8회 박정권의 1타점 2루타 한 방으로 갈렸다. 삼성은 9회말 추격전을 벌였지만 1득점에 그쳤다.
SK의 4-2 승리. 3연승을 거둔 SK는 1승만 더하면 2007, 2008년에 이어 2000년 창단 후 세 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다. 지난해까지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끝난 적은 5번 있었다.
반면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3연승을 올린 팀이 4연패로 역전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3연패 후 4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상대 뉴욕 양키스)가 유일하다. 일본에서는 1958년 니시테스, 1986년 세이부, 1989년 요미우리가 일본시리즈에서 3연패 후 4연승으로 ‘기적우승’을 일궜다.
SK-1회부터 불펜 대기, 왼손투수로 승부수
경기 전부터 “3차전이 진짜 승부”라고 강조하던 김성근 SK 감독은 1회부터 강수를 뒀다. 선발 카도쿠라가 제구력 난조 기미를 보이자 1회말 왼손투수 전병두, 2회에는 이승호(37번)와 전병두에게 몸을 풀게 하더니 3회 무사 2루가 되자 이승호를 투입했다.
김 감독은 이승호에 이어 5회 왼손투수 전병두, 6회 왼손투수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특히 전병두와 이승호는 삼성에서 감이 가장 좋은 5번 박한이 타순에 교체했다. 또 4-2로 쫓긴 9회말 1사 1ㆍ2루에서는 마무리 이승호(20번)가 마운드에 올라 불을 껐다. SK의 막강 왼손 불펜진의 성적은 5와3분의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삼성-끝내 터지지 않은 타선
1, 2차전에서 팀 타율이 1할6푼7리(60타수 10안타)에 그친 삼성은 3차전에서 대대적인 타순 변경을 시도했다. 이영욱과 조동찬을 1, 2번 테이블세터로 쓰고 박한이를 5번으로 배치했다. 페이스가 좋지 않은 진갑용과 채태인 대신 현재윤과 조영훈을 넣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감이 좋은 박한이에게 찬스가 많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윤 혼자 3안타로 분투했을 뿐 삼성은 이날도 7안타 2득점에 그쳤다. 추격 찬스에서 병살타가 2개 나오며 찬물을 끼얹었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로 투입된 채태인과 진갑용이 모두 무기력하게 삼진으로 물러나며 벼랑 끝에 내몰렸다.
1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 삼성에서는 장원삼, SK에서는 글로버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대구=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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