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의 90%가 여성 임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상장사 중 21%만 여성임원을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러운 수치지만, 오히려 외신들은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10%에 주목하며 “미국기업의 유리천장(여성의 승진을 저지하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기업의 이사회에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10%가 여성 임원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2005년 12%에서 거의 나아지지 않은 수치다. 모토로라, 인터넷 여행사 익스피디아(Expedia), 의류업체 어번 아웃피터스 등에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미국 근로자의 46%가 여성이지만, 전체 기업 임원들은 16%만 여성이었으며 이는 5년 전 조사와 달라진 것이 없는 비율이다.
모토로라는 “지난 5월 여성 임원이 떠나서 지금은 아무도 없지만, 내년 초 기업 분화 작업을 진행하며 이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중요시하겠다”고 말했다. 줄리 다음 ‘스펜서스튜어트’사 이사회 의장은 “많은 기업들이 임원을 채용할 때 전ㆍ현직 임원출신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여성에게는 지원 기회조차 잘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여성 최고경영자(CEO)의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S&P500 기업들 중에 여성 CEO는 18명이었다. 지난해보다 2명이 늘었고, 5년 전보다 두 배가 늘었다. 또 CEO가 여성인 기업은 여성 임원의 비율이 25%로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남성 CEO가 이끌고 있는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1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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