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수정만 조선기자재 공장 건설과 관련해 옛 마산시(현 창원시로 통합)가 STX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고위 관계자가 "현장 감사 결과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TX 및 옛 마산시와 지역 주민들 간에 4년 동안 이어져 온 수정만 분쟁 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감사 과정에서 실제로 STX에 대한 옛 마산시 관계자들의 특혜 정황이 포착될 경우 검찰 수사 등으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1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수정마을 주민들이 제기한 감사 청구에 대해"10월초에 감사원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민들이 지적한 사항에 대해 일리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 주민들의 감사 청구를 기각하지 않고 계속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최근 STX에 질의서를 보내 주민들의 주장이 사실인지와 문제제기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수정마을 주민들은 지난 4월 "옛 마산시가 STX에 각종 특혜를 베풀었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감사 청구서에서 ▦옛 마산시가 수정만 매립지를 주택용지에서 공장용지로 목적변경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줬고, ▦감정평가액 24억원 상당의 공공용지를 공짜로 STX에 넘겨줬으며, ▦금품살포와 투표율 조작 등을 통해 엉터리 주민투표를 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일반인의 감사 청구를 감사원이 기각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특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봤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STX중공업은 2006년 수정마을 앞바다의 매립지를 매입해 조선기자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주민들이"공장이 들어서면 소음과 공해가 극심해지고 홍합 채취장 등 생존 터전이 사라져 마을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반대하면서 4년 동안 대치 상태를 보이고 있다. 박석곤(57) 수정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은 "진해 조선소와 가까운 입지조건을 탐낸 STX 최고위층과 반대급부를 노린 옛 마산시 최고위 관계자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각종 특혜가 주어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감사원이 최종적으로 수정만 사태에 문제가 있다고 결정할 경우 재계와 관가에 상당한 파장이 일 전망이다. 만일 조선기자재 공장 건설이 무산된다면 STX는 재정적 손해 등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특혜나 비리 정황이 포착될 경우에는 검찰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타격의 강도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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