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네다(羽田) 나리타(成田)공항이 인천공항 등에 뺏긴 국제 허브공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착발 편수 확대, 저가항공사 유치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쿄(東京) 도심까지 전철로 30분 거리의 일본 국내선 전용공항인 하네다는 최근 제4활주로를 완공해 21일 새 국제선 터미널의 문을 연다. 1978년 지바(千葉)현 나리타공항 개항 이후 뺏겼던 국제공항의 이름을 32년 만에 되돌려 받는 셈이다.
하네다는 새 활주로와 터미널을 통해 31일부터 차례로 기존 서울 김포공항과 중국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홍콩으로 한정했던 국제선을 뉴욕, 로스앤젤레스, 호놀룰루 등 미국을 비롯해 런던, 파리 등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전세계 17개 주요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24시간 운영 공항인 하네다는 새 활주로 개설로 국제선의 발착 규모가 주야 3만회씩 모두 6만회로 늘어난다. 전체 발착 규모도 지금까지 연간 약 30만회에서 2013년까지 40만회 이상으로 확대된다.
하네다공항의 국제공항화를 견제하는 나리타도 서둘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나리타공항회사와 국토교통성, 지바현 등은 현재 연 22만회인 나리타의 발착 규모를 2014년까지 30만회로 늘리기로 최근 합의했다. 늘어 나는 발착규모의 대부분인 7만회를 저가항공사 등을 포함한 국제선에 할당해 현재 해외 97개 도시와 연결된 국제비행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저가항공사 적극 유치를 위해 전용터미널 건설도 서두르고 있다. 나머지 1만회는 국내선 신규 노선 등으로 충당해 국제선 환승도 더욱 편리하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16일 제2의 개항을 앞두고 하네다공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하네다공항과 나리타공항을 합치면 수도권에서 국제편을 1.8배 증편할 수 있어 국제적으로 봐도 허브공항에 어울리는 공항이 된다”며 “이를 계기로 20년간 침체를 계속하고 있는 일본 경제를 새롭게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국토교통장관도 “(하네다, 나리타의) 2거점 일체화로 허브공항을 전개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네다, 나리타가 생각대로 국제 허브공항으로 일거에 약진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비행기 착륙료가 경쟁상대인 인천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4배에 이르는 한계를 안고 있는데다 국제선 유치를 두고 두 공항이 서로 견제하거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일 경우 허브공항의 목표가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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