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너무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환율전쟁 여파로 한국은행이 끝내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채권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은행권 예금ㆍ대출금리도 연쇄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질금리 마이너스폭이 확대되고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 하는 등 ‘돈 값이 너무 싸진’ 데 따른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15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3.05%로 마감됐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0.2%포인트의 기록적 하락율을 기록했던 국고채 금리는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 기록을 경신하며, 전무후무한 2%대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시장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은행들은 즉각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이날 예금금리를 0.1~0.15%포인트, 적금금리는 0.1~0.2%포인트씩 내렸으며 신한은행도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국민 하나 기업 등 다른 주요은행들도 내주 초부터는 예금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로 접어들게 됐다. 현재 은행권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율은 3.5%전후. 최근 생활물가 급등으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를 웃돌 전망이다. 이에 따라 명목이자율에서 물가상승분을 빼고 이자에 붙는 세금(15.4%)를 제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이자율(실질금리)는 마이너스란 얘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면 돈을 은행에 맡겨도 사실상 손해를 본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돈을 장기로 굴릴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계속 내려가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이날 공시한 대출금리기준인 코픽스(COFIXㆍ 자금조달비용지수)는 ▦신규취급액 기준은 0.07%포인트 ▦잔액기준은 0.0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시장금리를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이달 분이 반영되면 향후 대출금리는 더 떨어질 것이라 지적이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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