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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틱틱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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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틱틱붐’

입력
2010.10.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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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은 왜 안 나와?”

뮤지컬 ‘틱틱붐’이 끝나자 곳곳이 웅성거렸다. 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으로 인기를 모은 박칼린씨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이었다. 5번째 공연인데도, 특별한 스타캐스팅을 하지 않고도 평균 예매율이 85%에 육박하는데 박씨도 한몫한 것 같았다. 더구나 박씨가 맡은 역할 ‘음악 슈퍼바이저’가 무대에서 직접 지휘하는 음악감독과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온 관객들은 평소 뮤지컬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런 관객들을 의식했는지 공연은 쉽고 친근했다. 무명 작곡가 존(신성록, 강필석)은 식당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간다. 배우의 꿈을 접은 친구 마이클(이주광)은 취직해서 성공했고, 무용 선생님인 여자친구 수잔(윤공주)은 궁상맞게 살아야 하는 뉴욕이 지겹다. 서른 나이를 앞두고 안팎으로 변화를 강요받는 존은 5년 동안 준비한 뮤지컬 워크숍에 사활을 걸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그래도 포기는 없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의 고뇌와 불안,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렌트’의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그의 유작이다. 우리말로 ‘째깍째깍 쾅’을 뜻하는 ‘틱틱 붐’. 주인공을 괴롭히는 이 환청은 작가가 서른줄에 겪은 고통을 짐작하게 했다.

공연은 그러나 그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기에는 너무 가벼웠다. 존이 객석에서 등장하는 첫 장면은 관객의 이목을 끌었지만 배우들의 잇단 객석 나들이는 극의 흐름을 끊었다. 본래 작품이 강점으로 지녔던 모던한 무대와 록 음악은 배우들의 즉석 대사와 행동에 묻혔다.

서른이라는 상징적 숫자와 “열정이 살아 숨쉬는 시대가 아니야” “왜 우린 힘든 줄 알면서 힘든 삶을 고집하는가” 같은 가사는 충분히 관객들의 공감을 살 만하다. 숙제는 그것이 관객들의 가슴에 남도록 공연을 진지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박칼린씨의 부재도 섭섭하지 않을 것이다. 11월 7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1544-1555

김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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