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38)이 8월 말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을 현지에서 만나 '왜 김정은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도록 가만 놔뒀느냐'며 항의했다고 14일 KBS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중국에서 일하는 김정남의 측근이라는 인물은 "김 위원장이 중국에 갔을 때 김정남이 숙소로 찾아가 '동생(김정은)이 무리하게 화폐개혁을 추진했다가 실패하자 천안함 사건을 일으켰는데 아버지는 왜 이를 묵인했느냐'며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남은 김 위원장에게 '동생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이런 일을 추진하면 나는 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당초 9월 상순에 열리기로 했던 노동당 3차 대표자회가 연기된 이유도 김정남의 항의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 고위층에 김정남을 지지하는 세력이 많다"며 북한판 '왕자의 난'이 벌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KBS는 김정남 측근이라고 말한 사람의 구체적 신원이나 얼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국에 체류 중인 김정남이 8월에 김 위원장이 방문했던 창춘(長春)을 찾았다는 정보를 들은 적이 없다"며 "김정은이 천안함 사건을 주도했다는 주장도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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