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에서 사향노루와 산양 등 멸종위기 Ⅰ급 동물의 서식이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강원 철원군 DMZ의 북한강 서쪽 산악 지역에 무인센서카메라 4대를 설치해 실시한 서식 실태 조사에서 이 같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사향노루는 4개 지점에서 모두 촬영돼 DMZ가 사향노루 개체군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국내 유일의 지역으로 평가됐다. 과학원에 따르면 민통선에서 사향노루 사진이 찍힌 적이 있지만 화질이 나빠 위작 논란이 있었으며 DMZ에서 사향노루가 촬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멸종위기 Ⅱ급인 담비 삵 등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외에 오소리 너구리 고라니 멧토끼 노루 다람쥐 족제비 청설모도 촬영됐지만 남한의 다른 산림 지역에서 출몰하는 멧돼지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 험준한 산악 지역인데도 저지대 평지에서 주로 서식하는 고라니가 산림 내부에 주로 사는 노루보다 더 많이 관찰됐다.
과학원 관계자는 “철책으로 장기간 고립된 환경 특성이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방부와 협의해 DMZ가 야생동물 생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장기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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