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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 든 김정남 '부메랑'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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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 든 김정남 '부메랑' 맞나

입력
2010.10.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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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과 김정남은 사적으로는 이복 형제이지만 공적으로는 엄청나게 다른 신분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이 3남인 김정은을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한 순간 한때 유력한 후계자 후보였던 김정남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방랑자 신세로 전락했다.

형이면서 후계자 자리를 놓고 다퉜던 김정남은 그 존재만으로도 김정은 후계구도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현재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김정남이 지난 11일 일본 TV아사히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후계 구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해석된다. 그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반대한다”며 김정은 후계구도를 정면 부정하는 듯한 말을 함으로써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김정남은 “동생이 필요로 할 때 해외에서 도울 용의가 있다”고도 말했다. 이는 김정은과의 정면 갈등은 피함으로써 생존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김정남의 언급은 상충된다. 두 가지 언급 속에는 생존 전략과 권력에 대한 미련이 모두 담겨 있다. 때문에 후계구도를 둘러싼 ‘김정일 로열패밀리’ 간의 분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김정남의 발언은 그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권력 세습 구상에도 반기를 든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일본에 가짜 여권으로 밀입국하려다 국제적 망신을 산 뒤 김 위원장의 눈 밖에 나서 중국과 마카오 등지를 전전하면서 후계구도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김 위원장이 김일성 전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도 이복형제들은 철퇴를 맞았다.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대사는 1988년 헝가리와 불가리아 대사를 시작으로 1994년 핀란드 대사, 1998년 폴란드 대사 등을 거치면서 22년째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다른 이복동생 김영일은 독일대사관에서 근무하다 2000년 현지에서 사망했다.

과거 사례와 요즘 흐름으로 볼 때 평양판 ‘왕자의 난’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권력이 빠르게 김정은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급변사태시 김정남이 뒤집을 가능성은 적다”며 “중국이 최근 후계구도를 인정하는 듯한 언급을 한 것으로 볼 때 김정남의 손을 들어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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