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간을 전기자극해주는 뇌간이식술이 인공와우(달팽이관)로 치료가 힘든 난청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제시됐다.
세브란스병원 이원상ㆍ최재영(이비인후과) 장진우(신경외과) 교수팀이 2008년 7월~2010년 7월 뇌간이식술을 받은 환자 10명을 조사한 결과, 9명이 청각재활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간이식술은 인공와우로도 청력회복이 되지 않는 내이(內耳)기형이나 청신경 이상 환자에게 실시하는 것으로, 귀의 청신경이 아니라 뇌에서 소리를 담당하는 뇌간에 뇌간이식술기를 삽입해 직접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일정기간 훈련을 통해 뇌에 들어오는 전기자극을 소리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사대상 10명 가운데 7명은 청신경이 없거나 기능이 없는 선천성 난청환자이며, 3명은 달팽이관이 뼈로 바뀐 와우골화로 인공와우이식이 어려운 난청환자였다. 이 가운데 6명은 이전에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았지만, 자극이 없어 언어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다.
선천성 난청환자는 뇌간이식술 후 모두 소리를 감지하는 데 문제가 없었고, 지속적으로 청각 능력이 향상됐다. 이들 중 사용기간이 길었던 일부는 초기에 언어발달 능력도 높아졌지만, 시력장애와 정신지체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발달 속도가 느렸다.
와우골화 환자 중 난청기간이 짧은 환자 1명은 입 모양을 보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했으며, 다른 1명은 입 모양을 보고 의사소통을 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난청기간이 길었던 1명은 청각자극이 약해 이식기계의 사용을 포기했다.
최 교수는 “뇌간이식술은 청신경 기능이 없는 환자나 와우골화 환자 재활에 유용한 방법”이라며 “뇌간이식술 후 환자의 청각재활 치료성적이 차이가 나는 원인과 그 적응증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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