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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지방교육, 시·군에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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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지방교육, 시·군에 맡기자

입력
2010.10.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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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ㆍ과학ㆍ기술ㆍ체육 그 밖의 학예에 관한 사무는 특별시ㆍ광역시 및 도의 사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지방교육사무는 광역자치단체인 시와 도의 관할이다.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일반시와 군, 자치구는 교육사무로부터 배제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학교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무를 우리의 읍과 면에 해당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하고 있다.

교육감에 맡겨진 '내 자녀 교육'

외국의 기초지방자치단체보다 10배 내지 100배나 규모가 큰 군과 일반시를 기초지방자치단체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고 민감한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주민들의 관심사는 경기도나 서울과 같은 광역지역 전체의 교육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에게는 자신의 자녀들이 다니는 근접지역인 시, 군, 자치구의 교육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경기도 포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경기도 안성의 교육문제에 큰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천시는 주민들의 관심사를 반영하여 학교의 교육여건과 운영방침을 정할 수가 없다. 수원에 자리 잡은 경기도 교육감이 정해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주민들의 관심과 행정구역의 괴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주민수가 1,000명, 2,000명 되는 소규모 기초지방자치단체들도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하여 학교를 세우고 운영하는 데 책임을 지고 있다. 주민들이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학교 문제도 결정한다. 그러기에 지방교육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곧 나의 구체적인 생활문제가 된다. 학교여건이 주거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주택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학교 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열기는 매우 높아진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학교의 설치와 운영은 일반주민들이 참여하기 어렵고 영향력도 미칠 수 없는 광역단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민 입장에서는 나의 구체적인 문제로 느끼기보다는 남의 추상적인 문제로 느끼게 된다. 주민들은 시ㆍ도 교육감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에 대해서 대체로 관심이 없으며 교육감의 결정은 우리의 결정이 아니라 '그들의' 결정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ㆍ도 교육감은 지방교육문제를 개개의 학생이나 학부모가 해결해야 하는 구체적인 생활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누구에게나 공통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문제로 파악하게 된다. 개별화된 교육복지의 문제보다는 추상화된 이데올로기 문제, 정치적인 논쟁거리로 인식하게 된다. 최근에 인권조례 문제나 무상급식 논란도 개별화되어야 할 구체적인 교육문제를 추상적인 이념문제로 인식한 데서 비롯된다.

시ㆍ도 교육감의 입장에서는 도시나 농촌이나, 학생이 많으나 적으나, 모든 지역에 통용되는 학교 정책을 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지역에도 맞지 않는 교육정책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된다. 이렇게 해서는 그 지역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없다.

지역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학교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무는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ㆍ군ㆍ자치구로 환원 시켜야 한다. 시ㆍ도 교육청은 관내의 모든 지역에 관련된 조정업무나 보완적인 사무에 한정하고 지방교육은 시ㆍ군ㆍ자치구를 중심으로 수행하도록 하여야 한다. 시장 군수 구청장이 정치적인 생명을 걸고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서로 경쟁적인 노력을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그래야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으로 추상화된 교육을 개개의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맞춤형 교육서비스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된다. 학교 운영이 가까운 곳에서 주민의 참여와 관심 속에서 수행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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