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지하 700m 구리 광산에 갇힌 광원 33명을 구하기 위한 남미 칠레의 세기적 구조 작전이 마침내 감동과 환희의 생환 드라마로 마무리됐다. 8월 5일 칠레 북부 사막의 산호세 광산 낙반사고로 시작한 드라마는 절망과 공포가 17일 만에 희망과 기대로 바뀌면서 세계가 행운과 기적을 기원하는 사건이 됐다. 그 순수한 인류애의 성원과 치밀한 구조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매몰 광원들의 굳센 삶의 의지가 극한 상황을 극복하는 인간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매몰 69일 만에 구조되는 기록을 세운 기적의 드라마는 8월 22일 시작됐다. 지상 구조팀이 암반을 뚫고 내려 보낸 가느다란 탐색 파이프에 "여기 33명은 무사하다"고 쓴 쪽지가 담겨 올라왔다. 이때부터 광원들과 구조팀은 희망의 상징'비둘기'로 이름 붙인 지름 10여cm 파이프로 통신과 구호품을 주고받으며 세계가 지켜보는 감동의 드라마를 함께 썼다. 구조팀은 3개의 구조용 갱도를 동시에 파내려 갔고, 광원들은 각자 임무를 나눠 생존 계획을 충실히 이행했다.
19~63세의 광원들은 작업반장을 리더로 삼아 옹벽 보강, 산소ㆍ이산화탄소 및 기온 측정, 청소와 환경 관리, 통신ㆍ기록 등을 분담했다. 또 아침 7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정상적 일과를 유지했다. 찬송과 기도 시간도 빼놓지 않았다. 칠레가 자랑하는 노벨상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과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읽어주는 임무도 따로 정했다고 한다. 지상에서 물 샌드위치 진공포장식량 의약품 편지지와 전자게임기까지 공급해준 데다 광산용 발전기도 있었지만, 극한상황을 견디게 해 준 가장 튼튼한 버팀목은 희망과 협동이었다.
특히 광원들은 구조 갱도 굴착이 50여 일 계속되는 동안, 구조팀과 가족들에게 줄곧 희망과 사랑과 감사와 유머를 담은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들이 죽음의 공포를 딛고 삶의 희망을 간직한 바탕은 지상의 지원 및 격려와 더불어 굳센 생존 의지이다. 구조 캡슐 '불사조'를 타고 가족 곁으로 생환한 이들의 인간 승리를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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