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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공기업 첫 외국인 임원 휴 롤렛 석유공사 석유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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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공기업 첫 외국인 임원 휴 롤렛 석유공사 석유개발원장

입력
2010.10.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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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석유 탐사와 시추 관련 기술은 많이 부족하다. 혼자 힘으로 짧은 시간에 발전시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우선 해외 우수 기술과 인재를 적극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한국만의 기술을 만들어가야 한다."

휴 롤렛(61) 대한석유공사(KNOC) 석유개발원장은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석유 관련 인재들과의 공동 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공기업에서 일하는 첫 외국인 임원인 그는 "석유공사가 올해 안에 국내 공기업 사상 처음으로 캐나다 캘거리에 세우는 해외 연구센터는 공사의 원유 및 가스 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석유 개발 및 시추 분야의 우수 해외 인재도 적극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롤렛 원장은 치열한 자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전문가 영입이 필요하다는 강영원 공사 사장의 의지에 따라 로버트 데이비드 엘리엇 인사고문과 함께 지난 3월부터 석유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미 콜롬비아대에서 지구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1982년부터 올해 초까지 30년 가까이 BP, 필립스, 코노코필립스 등에서 최고기술자(Chief Geophysicist)까지 지낸 이 분야 최고 전문가. 석유공사에서 그는 자원 개발 기술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롤렛 원장은"석유 탐사, 시추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높이려면 무엇보다 현장 경험을 얼마나 쌓느냐가 중요하다"며 "연구센터가 세워지면 한국의 기술진들을 많이 보내 영입 인재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석유 업체들이 몰려 있는 미국 휴스턴 같은 곳에 지사를 세우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 탐사 회사 다나페트롤리엄 인수에 성공한 것과 관련, 롤렛 원장은 "글로벌 자원 경쟁에서 한국의 에너지 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바람직한 선택"이라며 "석유공사나 한국의 에너지 회사들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석유공사가 공기업이라는 점이 해외자원 시장 경쟁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롤렛 원장은 "해외 자원 개발에는 외교 협상 등 정치적인 부분이 많이 개입된다"며 "석유공사가 공기업이고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으로서는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롤렛 원장은 "베트남에서 석유공사와 함께 파트너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석유공사의 추진력과 열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한국이 에너지 독립을 이루는 데 주춧돌 역할을 하는 석유공사의 일원이 된다는 게 기뻤다"고 말했다.

롤렛 원장의 방 곳곳에는 노란색 메모지들이 붙어 있다. 시계에는 '시계', 지도에는 '지도'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그는 오늘 한글 선생님께 배웠다며 외국인을 위한 한글 배우기 책에서'이것, 그것, 저것'이 적힌 페이지를 직접 보여줬다.

그가 한글 공부에 열심인 이유는 남다르다. 강영원 사장은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면서 사내 모든 회의와 문서 작성을 영어로만 진행하도록 했다. 따라서 롤렛 원장이 굳이 한글을 배울 필요는 없다. 그 자신도 "회사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불편함은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구성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 직원들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그는"한국에 와서 태어나 처음으로 등산을 다니고 있다"며 "부처님 오신날 직원들과 소백산에 갔던 것이 가장 즐거웠던 일"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사진= 대한석유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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