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안상수 체제가 7월14일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지 3개월이 됐지만 아직까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취임 직후 계파와 지역 등을 안배해 지명직 최고위원을 결정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안 대표가 당초 제시한 카드는 친이계이면서 호남 출신인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친박계이면서 충청 출신인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명과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지명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대표가 임명한다.
하지만 안 대표의 인선 구상에 대한 당내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김 전 처장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고, 친박계의 상당수 인사들도 박 전 시장에 대해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최고위원 인선 문제로 당내 분란이 생기자 안 대표는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2명의 최고위원 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채 석 달이 흘렀다.
당내에선 이를 놓고 "안 대표의 결단력과 정치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또다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문제를 거론했다가 지도부 내부의 갈등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 아예 논의 자체를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최고위원들도 경쟁이 될 만한 지명직 최고위원의 등장을 막기 위해 '현재 상태'를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처음부터 지명직 자리를 없던 자리로 취급하는 것 같다"면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호남과 충청 지역의 민심을 당 지도부에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최고위원들을 빨리 지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국정감사가 끝난 뒤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은 없다"며 "인선이 늦어진 만큼 정권재창출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합한 인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인선이 훨씬 더 늘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대표는 12일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대표연설에서 "국민의 마음을 모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고,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며 "당분간 정쟁을 상호 중단할 것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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