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9월 무역흑자가 17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3분기 무역흑자는 무려 665억달러에 달해 경제위기 직전인 2008년 4분기 흑자규모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경제학자 24명의 전망을 종합해 11일 보도했다.
중국경제에 희소식처럼 들리지만 중국정부는 당혹스럽다. 미국 의회가 중국이 환율조작을 통해 대미무역에서 불공정한 흑자를 보고 있다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위안화 절상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행정부가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재무부‘반기 환율보고서’제출시한이 15일로 다가오고 있다. 아직까지 미 행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데 부정적이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3주 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천문학적 무역흑자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을 비난하는 미국 국민들의 여론을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미 재무부는 환율보고서 제출을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반기 환율 보고서 발간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보고서가 “적절한 시점에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무부는 지난 4월에 제출할 상반기 보고서를 두 달이나 늦춰 발행한 바 있다.
중국은 미 재무부 상반기 보고서가 자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서 6월말 환율 조절폭을 느슨하게 해 달러에 대한 위안 가치가 2% 가량 뛰도록 허용했다. 이번에도 위안화 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 위안화 절상신호를 감지한 국제 단기투자자금(핫머니)가 위안화 투자로 몰리며 위안화 절상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는 1993년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투기자금 유입은 결국 중국물가를 자극해 중국경제에 타격을 줄 위험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국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초상은행, 민생은행 등 6대 은행이 이번 주부터 2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면 위안화 절상속도가 더 빨라질 것을 우려한 중국 금융당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미봉책이다.
한편 아시아경제 권위자인 스티븐 로치 모건 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11일 상하이에서 “중국이 미국과 무역마찰 시정을 위해 내수를 강력히 늘려야 하지만 환율정책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며 중국을 두둔해 눈길을 끌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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