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은 경쟁사 통신망에서 고객 전화번호를 불법 수집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53)씨 등 KT 직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불법수집된 개인정보는 KT 고객컨설팅팀으로 전달돼 자사 통신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데 이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4월19일 서울 용산구 모 아파트 통신장비실(MDF실)에 들어가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 가입자 48가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등 4~6월 전국 5개 지역 23곳에서 SK브로드밴드 고객 1,833가구 전화번호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KT 직원일 경우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 비치된 출입자명부에 기재만 하면 아무런 제재 없이 MDF실에 들어갈 수 있는 점을 악용해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국 여러 곳에서 같은 사건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처리용 전화기를 MDF 통신포트에 꽂으면 고객 통화내용까지 도청할 수 있다"며 "개통 등 필요한 때만 MDF실에서 장애처리용 전화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최근 5개 지역 23곳의 아파트 단지에서 자사 가입 고객의 전화번호가 단시간에 1개의 개인용 휴대전화, KT 지사 등으로 발신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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