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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앙숙이 평화협상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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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앙숙이 평화협상 이끌 수 있을까

입력
2010.10.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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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시절 학정과 전쟁 범죄에 연루돼 비난을 받은 부르하누딘 라바니(사진)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탈레반 등 저항세력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마련된 아프간 평화위원회 위원장에 10일 선출됐다. 탈레반과 앙숙이기도 한 라바니 전 대통령이 위원장이 되면서 탈레반과 평화 협상을 제대로 진행해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평화위원회는 라바니 전 대통령을 만장일치로 위원장에 선출했다고 밝혔다. 평화위원회는 국내외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직접 설립한 조직으로, 회원 68명 역시 카르자이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구성됐다. 지난 7일 출범한 평화위원회는 탈레반 지도자를 비롯해 알 카에다와 가장 강력한 연계를 이룬 하카니 네트워크 등과 평화협상을 전담하게 된다. 라바니 신임 위원장은 수락 성명을 통해 “아프간에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라바니 위원장이 평화 중재자로서 역할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지난 1992~1996년 아프간 대통령을 역임한 그는 집권 당시 내전을 겪으면서 민간인 수만명을 학살하고 추방한 전쟁 범죄를 범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1996년에는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정부를 해산하면서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이후 아프간 북부동맹 대표로 지내다 2001년 9ㆍ11테러로 인해 미국이 탈레반과 알 카에다와 전쟁을 시작하자 미군을 등에 업고 탈레반과 전쟁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최근 카르자이 정부와 비공식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이 라바니 위원장을 협상 주체로 인정할지조차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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