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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증시 전망/ 글로벌 유동성 흐름 양호하지만 환율 하락 압박 수출株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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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증시 전망/ 글로벌 유동성 흐름 양호하지만 환율 하락 압박 수출株에 악재

입력
2010.10.1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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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채권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만큼 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39%까지 떨어졌다. 연간 이자 수익률이 2%대 초반에 불과한 채권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워런 버핏은 최근의 채권 투자를 이해할 수 없다며, 채권시장 버블을 경고하기도 했다. 버핏의 이런 지적은 일견 타당하지만, 최근 채권 가격 강세의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할 필요도 있다. 지금 채권 버블을 만들고 있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중앙은행이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정책이 그것이다.

양적 완화정책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 중앙은행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약 1조 달러 수준의 국채 매입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채권시장을 떠받쳐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굳이 채권 매입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 중앙은행은 상당 기간 동안 저금리를 유지함으로써 기업 투자 촉진과 부동산 시장 안정 등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설사 채권 시장이 버블일지라도, 그 상투를 중앙은행이 잡겠다고 하는 다음에야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문제 삼을 필요도 없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게임의 규칙을 만드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관료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는 주식을 비롯한 자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주가의 추가 상승을 낙관하고 있지만, 당장 주가가 위쪽으로 뜀박질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환율이 수출 관련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른 나라의 소비를 통해서 성장을 도모하려는 자국 이기주의가 횡행하고 있는데, 자국 통화 절하 경쟁은 이런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9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의 빠른 하락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만, 원화의 절상 속도가 빠른 것 같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원화의 달러화 대비 절상률은 아시아 주요 통화들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원화의 상대적으로 더딘 절상은 천안함 사건, 북한의 후계 구도 등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 탓이 큰데, 최근의 남북 해빙 무드를 감안하면 점차 원화의 디스카운트 요인은 약해질 것이다. 오히려 향후에는 상대적으로 절상이 덜 된 원화의 추가 절상 압박이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환율에 대한 국제적 논의는 80년대 중반의 상황과 대단히 유사하다. 당시에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일본과 독일 등에 대한 통화 절상 압박이 먼저 나타났고, 이후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경상수지 흑자국들의 통화에 대한 절상 요구가 뒤따랐다.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에 대한 절상을 요구했던 85년 플라자 합의가 환율 전쟁의 1막이었다면, 한국과 대만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88년 미국 의회의 결의는 그 2막이었다. 이번에도 미국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는 궁극적으로 모두 강한 절상 압박을 받을 것이다.

급격한 원화 절상은 수출 관련주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원화 강세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내수주의 강세가 나타나겠지만, 수출주의 상대적 부진이 이를 상쇄하면서 시장은 조정, 횡보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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