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황장엽 전 북한 조선노동당 비서는 남한에 입국한 최고위 출신 탈북자로서 북한의 암살ㆍ공작ㆍ비난 대상 1순위로 지목돼 왔다.
황 전 비서가 97년 망명 후 끊임없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독재체제에 대해 비판하고 북한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 보면 황 전 비서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황 전 비서 망명 당시 김 위원장은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비밀강연에서 황 전 비서에 대해 “개만도 못하다”고 격렬하게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그간 황 전 비서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위협을 가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월에는 “황장엽이 자연사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된다. 황장엽의 목을 따라”는 지령을 받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2명이 체포됐다. 국내에 잠입한 이들 공작원은 탈북자동지회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황 전 비서 소재를 파악한 후 암살하려 했었다. 2006년에는 탈북자 위장 간첩 원정화가 황 전 비서에 접근하기 위한 공작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4월 초청 강연차 미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황 전 비서에 대해 북한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황 전비서를 ‘추악한 민족 반역자’, ‘늙다리 정신병자’ 등으로 부르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황 전 비서는 북한에 부인 박승옥 씨와 2남1녀를 두고 왔고, 가족들은 모두 숙청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비서의 한 측근은 “고인은 가족이 숙청된 사실을 전해 듣고 안타까움을 나타냈지만 북한측의 암살 시도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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