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은 후계 체제'공식화를 대내외에 선언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부대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언론 매체들은 이날 오전 9시28분부터 1시간50분 동안 열병식을 실황 중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밤에는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일 부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축야회 '번영하라 노동당시대'를 1시간5분 동안 생중계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공식 행사를 생중계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이날 다수의 외신에도 열병식 취재를 허용함으로써 북한 주민뿐 아니라 전 세계에 김정은의 얼굴을 알리게 됐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은 이날 주석단에 올라 열병 검열 상황을 잠시 지켜본 뒤 리영호 총참모장으로부터 열병 신고를 받았다.
북한 당국은 이날 당 창건 기념 행사를 통해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공산당 서열 9위인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고위급 인사들을 노동당 창건 축하사절단으로 파견했다.
북한은 또 AP, CNN, BBC, 로이터 등 80여명의 대규모 해외 취재진을 초청해 열병식을 김정은의 데뷔 무대로 삼으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북한은 외국 취재진을 위해 현장에 인터넷 회선이 깔린 프레스센터까지 마련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열병식에 대해"김정은을 위한 커밍아웃 파티"라고 규정한 뒤 김정은의 인민복 차림에 대해 "군 원로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김 위원장이 열병식을 지켜보고 나서 연단 앞을 지날 때 눈에 띄게 다리를 절고 난간을 잡아 지탱했다"며 북한의 권력승계가 머지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김정은을 위한 무력 과시"라고 표현했다.
한편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북한 권력기관들은 이날 "군사 중시, 국방 중시를 제일 국사로 삼겠다"며 '선군 정치'를 받드는 당 창건 65주년 축하문을 김 위원장에게 제출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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