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 외부강사를 초빙할 때 반드시 빼놓지 않는 종목 세 개가 있다. 골프, 럭비 그리고 야구다. 골프를 통해서 매너를, 럭비를 통해서 도전정신을, 야구를 통해선 팀워크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두산은 가장 야구다운 야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오늘도 수 차례 흐름을 빼앗기고 패배 일보직전에 몰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오뚝이 같은 불굴의 정신과 끈끈한 조직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다 그렇듯, 오늘도 과정보다는 결과가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이긴 두산은 공격에서, 패한 삼성은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결과는 두산의 승리였다.
과정을 살펴보면 두산은 6회 오재원의 본헤드 플레이, 8회 대주자 민병헌의 견제사가 어려운 경기의 빌미가 됐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플레이가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반면 삼성은 4회 정수빈의 좌중간 2루타를 3루타로 만들어준 수비 등이 매끄럽지 못했다. 9회 말 김동주의 좌중간 2루타 때 중견수 박한이의 공을 더듬는 실책이 곁들여져 3루를 허용한 것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3차전에서 혈투를 치른 만큼 4차전은 타격전, 특히 홈런 공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두 팀 모두 3차전까지 불펜 출혈이 큰 데다 선발 마운드도 그다지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두산은 김현수, 삼성은 채태인이 고민이다. 두 선수가 부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현수나 채태인이나 둘 다 3차전까지는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 4차전에서 어느 쪽이 자존심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팀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
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ㆍK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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