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사나이’ 양용은(38)이 코오롱 제53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10억원)에서 10타차 ‘뒤집기쇼’를 펼치며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 챔피언의 위용을 뽐냈다.
양용은은 10일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 클럽(파71ㆍ7,21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4언더파 280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9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던 노승열(19ㆍ타이틀리스트)에 10타나 뒤졌던 양용은은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3개로 막는 저력을 보여줬다. 6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양용은은 2006년 우승 이후 4년 만에 내셔널 타이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3억원.
양용은의 이번 우승은 국내 대회 사상 최다차 역전 우승이다. 종전에는 1990년 쾌남오픈에서 봉태하, 1994년 매경오픈에서 김종덕, 2008년 KPGA선수권대회에서 앤드루 매켄지(호주)가 각각 8타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비오(20ㆍ넥슨)와 최호성(37)은 2언더파 282타로 공동 2위에 올랐지만 3라운드까지 2위에 5타차 앞서면서 우승을 눈앞에 뒀던 노승열은 8오버파 79타를 치는 부진 끝에 1언더파 283타로 공동 4위로 밀려났다.
양용은은 3라운드까지 1오버파로 공동 12위에 머물러 우승이 힘들어 보였지만 4라운드 초반부터 불꽃타를 휘둘렀다.
1번홀(파4) 버디로 상큼하게 출발한 양용은은 5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선두권을 위협했다. 양용은은 6번홀(파4), 8번홀(파5), 9번홀(파4)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전반에만 6타를 줄이며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용은은 노승열이 전반에만 2타를 잃고 부진한 사이 14번홀(파4)에서 7m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양용은은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18번홀(파5)에서 1.2m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정상에 올랐다.
양용은은 “10타나 뒤지고 있었기에 우승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참을성 있게 경기했는데 운도 많이 따랐다”고 활짝 웃었다.
국내 투어 상금왕을 다투고 있는 김대현(22ㆍ하이트)과 배상문(24ㆍ키움증권)은 나란히 1오버파 285타로 공동 7위를 차지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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