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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미FTA 재협상 내홍 수뇌부들 갈라지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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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미FTA 재협상 내홍 수뇌부들 갈라지는 목소리

입력
2010.10.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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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문제를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논쟁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미 FTA 원안 비준이 옳은지, 재협상 주장이 향후 협상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두고 수뇌부 구성원마다 입장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에서 자동차, 쇠고기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사실상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재협상을 원하고 있다”면서 “FTA와 관련해 새로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깊이 있는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협상은 상대가 있다”면서 그동안 취해 온 한미 FTA 재협상 문제에 대한 신중 입장에서 다소 유연해지는 태도변화다.

하지만 재협상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은 아니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손 대표측 관계자는 “오히려 ‘재협상파’ 진영에서 이 문제를 선명성 경쟁으로 몰고 가는 데 대한 방어적 차원의 조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따라서 손 대표는 당분간 중재자의 위치에서 원론적 입장만 밝힐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재협상파와 그 반대파는 확실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도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이인영 최고위원이 조금씩 수위는 다르지만 일제히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투자자 국가제소(ISD) 등의 독소조항을 고리로 재협상 논지를 끌어내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협정문 초안에 독소조항이 들어있는데 이에 더해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쇠고기, 섬유까지 일방적으로 들어 준다면 이런 FTA는 우리의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요구로 어차피 재협상이 불가피한 만큼 공세로 전환해 차제에 우리 요구 조건을 관철시키자”(천정배 최고위원)는 게 이들의 복안이다.

이와 달리 정세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가뜩이나 미국에 신세 진 것이 많은데 미국 요구대로 재협상에 나설 경우 더 퍼주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며 “재협상을 안 하거나 그게 안 되면 아예 FTA 체결을 백지화하면 된다”고 재협상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게 퍼주는 이 정부에게 어떻게 재협상을 맡기겠냐”며 “미국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MB(이명박)식 재협상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 대표의 당내 특위 구성 구상과 관련해서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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