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에 이어 감금된 상태이기 때문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릴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수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CNN방송은 중국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노르웨이 의회가 1901년 노벨평화상을 시상하기 시작한 이후 비민주적 국가체제에 저항하던 민주인사들을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을 수여했지만, 투옥 중인 인사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990년 총선에서 승리하고서도 미얀마 군부에 의해 불법 감금된 상황에서 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치 여사를 비롯해 두 차례가 있었을 뿐이다. 수감된 인사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이 자칫 해당국의 주권침해라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노르웨이로선 사실 부담이다.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막상 류샤오보가 수상자로 결정되자 전 세계가 놀란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투옥과 가혹한 탄압, 차별 등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민주ㆍ인권 운동을 한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인물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외에도 다수가 있다. 우선 미국 흑인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1964년 수상했다. 공산정권에 대항한 노조지도자였던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83년 뒤를 이었으며, 91년엔 아웅산 수치 여사가, 96년에는 동티모르 독립투사인 주세 라모스 오르타 현 동티모르 대통령이 수상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김 전 대통령에 이어 2003년 이란의 여성인권과 민주주의에 헌신했던 시린 에바디 변호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민주화 인사의 맥을 이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