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투옥 중인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ㆍ55)가 선정됐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이후 줄기차게 중국의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해온 류샤오보는 국가권력 전복선동죄로 수감 중이다.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반체제인사라는 것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에 대해 세계가 공분을 표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중국의 반발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중국 정부는 즉각 비난 성명을 낸 뒤 베이징 주재 노르웨이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으며, 국제사회는 인권 문제에 대한 압력을 한층 높여 이번 파문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 오슬로에서 “류샤오보는 중국에서 기본적 인권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비폭력적 투쟁을 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특히 중국의 인권상황을 언급하며 “세계 2위 경제력을 지닌 중국의 새로운 위상은 더 큰 책임을 요구한다”며 “그러나 중국인들은 중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 자유를 명백하게 제약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류샤오보의 행적이 인류평화와 무관하다는 중국 지적을 감안해 “인권과 평화는 아주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오랜 믿음이 있으며, 이 같은 권리는 알프레드 노벨이 유서에서 밝혔듯 국가간 형제애를 돈독히 하는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저녁 성명을 통해 “노벨평화상은 국제관계의 우애를 증진시켜야 했다”며 “류샤오보의 수상은 노벨상 원칙 위반인 동시에 평화상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비난했다. 성명은 또 “노벨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중국 내부와 국제사회에서 그의 석방요구를 확산시키는 한편 인권문제 개선에 대한 점증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으로선 회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중국에 환율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인권ㆍ민주화 개혁에 대한 서방의 또 다른 압박에 직면한 셈이다.
중국 내부의 민주화 열망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은 중국의 국제적 위신을 추락시키고 중국내부에 억눌려온 정치개혁과 민주화에 대한 욕구와 불만을 분출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샤오보는 2008년 말 중국의 일당독재 철폐와 정치개혁을 요구한 '08헌장' 서명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징역 11년으르 선고 받고 랴오닝성 판진 감옥에 갇혀있다. 그러나 그는 평화적 방법을 통한 개혁을 주장흔 ㄴ실용주의자로 평가되며, 중국 민주화 강경론자들은 이런 그를 비판해 왔다. 시상식은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중국 정부는 그의 출국을 불허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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