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소방수 오승환(28ㆍ삼성)은 올해 ‘가을잔치’ 무대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지난 7월 오른 팔꿈치를 수술 받은 이후 이를 악물고 재활에 전념했지만 아쉽게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가진 청백전에서 최고 구속 147km의 강속구까지 던졌지만 끝내 선동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습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8일에도 오승환은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에서 구슬땀을 쏟았습니다. 아직 한국시리즈라는 무대에 설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오승환은 2차전을 앞두고 가진 전화통화에서 “어제는 TV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지켜봤다.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던졌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고 말을 했습니다.
물론 오승환은 가을잔치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TV로 경기를 지켜본 심경을 묻자 “마운드에 서고 싶어 몸에서 불이 날 것 같았다”고 답을 했습니다.
오승환은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승승장구했습니다. 그의 앞에는 오직 성공만 있었죠. 신인왕과 한국시리즈 MVP, 최소경기 100세이브, 한 시즌 아시아최다세이브, 3년 연속 세이브왕 등등. 국내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WBC와 아시안게임에서도 ‘돌직구’의 위력을 뽐냈습니다.
하지만 오승환도 살인적인 강행군을 견뎌내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오승환이 주춤하고 있는 것에는 팀과 한국 야구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것도 한 이유일 것입니다.
오승환은 실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동열 감독도 오승환의 컴백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의 등판 가능성을 묻자 “솔직히 지금으로선 어떤 말씀도 드릴 수 없다.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열심히 공을 던지면서 예전 모습을 찾는데 힘을 쏟았다”고 말을 맺었습니다.
오승환이 한국시리즈에 설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혹시 올해 투구하는 모습을 못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내년에는 최고의 모습으로 다시 마운드에 우뚝 설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대구=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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