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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이상한 할인… 부촌 듬뿍 빈촌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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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이상한 할인… 부촌 듬뿍 빈촌 찔끔

입력
2010.10.0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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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생활요금의 하나로 꼽히는 전기요금 납부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고령화 및 낮은 출산율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실시 중인‘5인 이상 대가족’과 ‘3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전기요금 감면 혜택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다름 아닌 서울 강남 지역 고급 아파트 거주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 사회의 그늘에 있는 차상위 계층(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의 바로 위계층을 의미) 46만여 세대 중 전기요금 할인혜택을 받는 세대는 고작 781세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자녀 이상 가구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현황의 경우, 서울 자치구 중 가구 당 월 평균 할인액이 가장 많은 곳은 가장 부자 동네로 알려진 강남ㆍ서초구로 1세대 당 1만5,306원을 덜 내고 있었다. 이어 마포ㆍ용산구(1만591원), 송파ㆍ강동구(9.404원) 순이었다. 반면 서민들이 비교적 많이 사는 도봉ㆍ노원구는 가구 당 7,978원을 할인 받고 있다.

5인 이상 대가족 가구에 대한 전기료 할인 역시 강남ㆍ서초구 등은 가구당 2만2,050원을 덜 내는데 비해 도봉ㆍ노원구는 가구 당 할인액이 1만3,259원에 그쳤다.

심지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 3자녀 이상, 대가족 가구 등의 이유로 전기료의 20% 이상을 할인 받고 있는 지역 10곳을 뽑아 봤더니, 1위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단지로 8월 한 달 동안 약 1,1248만원을 할인 받았다. 한국에서 가장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1,2차도 각각 3위, 6위를 기록하는 등 강남3구는 8월 한 달 동안 전기요금 약 8억8,000만원을 감면 받았다.

강 의원은 “한전 측에서는 강남 지역에 3자녀 이상 가구, 대가족 가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수 십억원 넘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고 있다는 점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다가 이들 아파트 단지는 주택용 고압 요금을 내기 때문에 이 보다 평균 18.4%가 비싼 저압 요금을 내야 하는 서민들 보다 이중으로 혜택을 보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보통 1,000kw 미만의 저압 전기는 송배전 때 전기 상태가 불안정한 까닭에 별도 설비가 필요하고 관리도 고압 전기에 비해 어려워 요금이 더 비싸다. 이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전통시장 상인들 대부분은 별도 설비나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반용 전기 중 고압용 전기보다 kwh당 12원 이상 더 비싼 저압용 전기를 쓰고 있는 형편이다.

부자 동네의 감면 폭에 비해 차상위계층에 대한 할인 혜택은 할인율도 매우 낮은 2%로 정해져 있어, 20%의 할인을 받도록 돼 있는 3자녀 가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마저도 실제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은 차상위계층 중 0.2%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에너지 요금 할인 정책은 ‘보편적 복지’ 원칙에 따라 재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 의원은 “3자녀 가구, 대가족 할인 혜택은 형식적 조건만 채운다고 무조건 다 줘서는 안된다”며 “소득 수준을 고려해서 좀 더 꼼꼼하게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정부 시책에만 따르다 보지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지 못했다”며 “지적된 문제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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