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0도 이하에서 절대온도 0K인 영하 273도까지를 일컫는 극저온. 이 상태에서는 물렁물렁한 고무공도, 부드러운 장미꽃도 그대로 부숴져 버린다. 말만 들어도 오싹함이 느껴지는 극저온의 세계는 첨단과학의 보고다.
대표적인 바로 초전도 현상. 초전도는 전기저항이 제로 되는 현상인데, 꼭 100년 전인 1910년 네덜란드 과학자 온네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전력손실 0을 구현하는 초전도케이블, 시속 550km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 몸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MRI 등이 모두 초전도를 활용한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원더풀 사이언스'는 7일 밤 9시50분 인류의 삶과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꿔가고 있는 저온공학과 초전도의 비밀이 숨겨진 '극저온, 그 신비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안내한다.
영원히 가스 상태로 존재할 것 같은 기체도 극저온 상태에서는 액화한다. 기체의 액화 온도는 메탄이 영하 162도, 산소 영하 183도, 질소 영하 196도, 수소 영하 253도, 헬륨 영하 269도. 산업용 액체산소, 액체질소 등을 얻으려면 가정용 냉장고에서 냉매를 팽창시키는데 이용되는 팽창밸브에다 팽창터빈이라는 장치를 조합해 극저온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처럼 극저온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보관 기술도 까다롭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를 찾아 이런 저온공학의 힘을 빌려 환경오염의 주범이던 메탄가스가 생활에너지인 LNG로 거듭나는 현장을 들여다 본다.
우주기술은 극저온 기술의 집합체다. 위성을 발사하는 로켓의 연료로는 액화산소가, 위성의 적외선 센서에는 액체헬륨이 쓰인다. 극한의 우주환경을 지상에서 재현하는 항공우주연구원의 대형 열진공챔버, 액체헬륨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핵융합연구장치 K-STAR 등 첨단 저온공학의 세계를 속속들이 소개한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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