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주요 대선주자들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공통적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과거와는 조금씩 다른 행보를 통해 부정적 측면을 털어내고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최근 잇따른 당내 의원들과의 식사 모임 등을 통해 소통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유의 ‘썰렁 유머’를 선보이면서 ‘차갑다’는 이미지도 줄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8월21일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뒤 친이계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과 계속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표 측근 의원은 6일 “특별히 변하려는 게 아니다”며 “그동안 세종시 문제 등 정치적 상황이 박 전 대표를 자유롭게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그게 해소돼 자연스러운 행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정책이나 리더십을 비판하며 차별화 행보를 보이더니 요즘엔 비판 수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 지사의 측근은 “목적 의식을 갖고 이 대통령을 비판한 게 아니라 평소 생각을 얘기한 것”이라며 “김 지사의 언행을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친이계 지지를 등에 업어야 할 김 지사로선 과도한 대통령 비판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민중당 경력을 불식시키려는 듯 보수층을 의식한 행보도 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경우 과거의 ‘강성’‘투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여야를 넘나드는 소통 행보나 그의 전매특허가 된 90도 인사가 모두 그런 차원이다. 이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와) 가깝게 지내려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생각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전 대표는 12월 초 2022년 월드컵 한국 유치 여부가 결정된 뒤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특히 민생 현장을 순방하면서 친서민 행보에 주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벌 출신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서민 속으로 찾아가는 활동을 많이 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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