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이 6일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EU(27개국) 시장이 내년 7월부터 열리게 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바나케르 EU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은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이사회 본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헤르만 반 롬푸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EU FTA에 서명했다.
우리 국회와 유럽의회의 비준을 거쳐 2011년 7월1일 잠정 발효되는 이 FTA는 향후 2~3년간 EU 회원국들의 개별 비준을 거쳐 정식 발효된다. 잠정 발효와 공식 발효간 차이는 사실상 없다.
한국에게 제2대 교역상대이자 제1위 투자주체인 EU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6조4,000억달러로, 미국(14조 3,000억달러)을 능가한다. 한국은 EU가 FTA를 체결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됐다.
3년 5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탄생된 이번 협정으로 인해 한국측은 향후 7년 이내에, EU측은 향후 5년 이내에 공산품(임산물 포함) 전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해야 하며, 돼지고기 등 민감 농산품의 경우 10년 이상의 관세 철폐 기간을 두게 된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과 무선통신기기 부품, 냉장고 등의 관세와 EU에서 수입되는 포도주와 의류, 자동차 부품 등의 관세도 사라진다. 높은 수준의 FTA로 평가되는 이번 협정으로 EU가 경쟁력을 지닌 농축산품, 정밀화학 분야 등 소재∙부품 산업 등에서는 한국의 타격도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협정이 유럽 27개국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효과를 나타내 우리 기업의 EU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한∙EU 기본협정도 체결함에 따라 양측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철학을 공유하는 ‘가치동맹’도 지향하게 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내 10개 국책연구기관들은 이번 FTA가 한국 경제의 실질 GDP를 향후 10년간 최대 약 5.6% 증가시길 것이고, 향후 15년간 매년 한국의 대 EU 무역흑자를 3억 6,100만 달러 가량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서명식 후 이 대통령과 반 롬푸이 상임의장 및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정상회담을 갖고 ‘한 EU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 방문 일정을 마친 뒤 7일 오전 서울에 도착한다.
브뤼셀=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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