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 시설인 영광과 고리원자력발전소가 대공 레이더 방어망의 사각지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국방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레이더망의 전남 진도 권역 내인 영광원전과 무안공항, 경남 양산 권역 내인 고리원전과 부산항에서 고도 2,000피트(약 600㎙) 이하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군 레이더가 추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의 공격에 무방비로 뚫릴 가능성이 높은 일종의 감시불능지역인 셈이다. 4월 진도 근해에서 링스헬기가 실종돼 추락했을 당시 헬기가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게 아니라 통신이 두절돼 해군이 수색에 나섰던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은 특수작전부대를 투입해 후방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목적으로 200여대의 저고도 침투용 AN_2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군은 두 곳의 감시불능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0~2014년 중기계획에 장거리 레이더 신규 도입 비용 1,500억원을 배정했지만 2011~2015년 중기계획에서는 전력화 시점이 2014년에서 2016년으로 밀렸고, 내년 착수 예산 104억원도 삭감됐다.
군은 10여기의 고정형 레이더, 수 기의 이동형 레이더와 저고도 레이더를 중첩해 운용하고 있지만 3분의 2 이상이 노후해 교체를 앞두고 있다.
따라서 급한 대로 기존의 이동형 레이더를 해당지역에 배치하면 수백억 원의 시설공사 비용만으로 당장의 전력공백을 막을 수 있지만 국방부와 합참은 이마저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군은 대신 2011년 1기, 2012년 3기가 전력화될 조기경보기를 통해 사각지대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기경보기는 통상 1기 정비, 1기 대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2기가 작전에 투입되고 이륙 시 최대 8시간밖에 운항할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군은 이날 공식 답변에서 "남부 지역 레이더망에 일부 허점이 있어 조기경보기를 도입해 해결할 방침"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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